의친왕의 육남, 이곤의 학력
나무위키는 의친왕 육남 "이곤(李錕, 1919~1984)" 항목에 그가 "릿쇼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그래서 영어와 독어에 능통했다고 한다. 의친왕기념사업회 홈페이지도 "릿쇼대학 영문과 졸업"이라고 했다. 그러나 1950년대 평화신문은 그가 졸업한 학교가 릿쇼"대학"이 아니라 릿쇼"중학"이라고 언급했다.
이곤(일명 이명길)씨는 4253년(1920) 11월 4일 이강 공의 육남으로서 모친 김씨(이강공의 삼첩三妾)의 몸에서 출생한 후 8세 때에 일본에 도항하여 동경 입회소학교立會小學校를 졸업하고 동경 사립 입정중학교立正中學校에 입학하였으나 2학년에서 중퇴하였다고 한다.
4271년(1938) 8월에 귀국하여 시내 종로구 견지동 85 사동궁에 거주 시 충청남도 논산군 구자면 금곡리 XXX 씨의 2녀인 XXX(당시 00세) 씨와 결혼하고 8.15. 해방 2년 후인 4280년(1947) 봄 종로구 궁정동 1에 있는 형 이수길 씨 집에서 동거하다가 동년 가을 다시 사동궁에 이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평화신문 1953.6.13.)
어느 것이 올바른 정보일까? 평화신문 기사대로 이곤의 귀국이 1938년이라면 20세 이전의 일로, 당시 학제로 볼 때, 대학을 졸업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 릿쇼대학(立正大學)에 대해 살펴보자.
릿쇼대학은 도쿄 시나가와 구 오자키에 있는 니치렌종(日蓮宗) 계열 대학으로 1924년 설치되었다. 릿쇼는 일본의 니치렌종을 창시한 승려 니치렌이 39세에 집필했다고 하는 릿쇼안코쿠론(立正安國論)에서 따왔다. 대학 개교 이래 연혁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919년 재단법인 니치렌대학 설립을 인가받았다.
1920년 대학과를 대학부로 개칭하고 예과의 수업연한을 2년으로 연장했다.
1924년 대학령에 따라 릿쇼대학을 설립하고 문학부(종교학과, 철학과, 사회학과, 사학과, 문학과), 예과 및 연구과를 설치했다.
1925년 니치렌종대학을 릿쇼대학 전문부로 개칭하고 종교과, 국어한문화, 역사지리과를 설치했다.
1926년 전문부 국어한문과와 역사지리과를 합쳐 고등사범과로 고쳤다.
1941년 릿쇼대학 보국회를 결성했다.
1945년 공습을 받아 대학강당, 기숙사, 중학교 교사 등이 소실되었다.
위에서 볼 수 있듯, 적어도 1945년 이전까지 릿쇼대학에 영문과는 없다. 릿쇼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문과는 1950년에야 설치되었고, 현재 문학연구과 내 "영미문학전공"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없는 학과를 다닐 수는 없었을 터, “영문과 졸업” 또는 “수학”은 불가능하다.
단, 릿쇼대학에는 중등부가 있었다. 1924년 릿쇼대학을 설립하며 기존 중등교육 부문을 릿쇼대학중등부로 개칭했다. 그리고 1938년 릿쇼중학교로 개칭했다. (현재 릿쇼대학 부속 중고등학교) 아마 "릿쇼대학"이라고 혼동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여하튼 중등부와 영문과는 천지차이다. (비유하자면 서울사대부중을 졸업하고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고 하는 것과 동일하다.)
예나 지금이나 대학을 나오고 안 나오고는 한 사람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을 나왔다고 해도 생활력 없는 사람이 적지 않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사회 각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여기서 바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