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친일파 유생 송종수, 조선총독을 환영하다 본문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기자 그 틈에 한 몫 잡아보겠다는 자들도 상당했다. 과거에는 명함 한 장 없던 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유생 대표"라는 이름으로 횡행하기도 했으니, 그 대표가 이 아래 나오는 송종수(1841生, 서대문 밖 홍파동 866번지 거주)라는 자다. 1911년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이 조선에 부임하자 부끄럽기 짝이 없는 환영사를 써서 총독부 돈으로 일본 유람도 다녀왔다. 훗날 1920년에는 순종에게 삼년복상을 해야한다는 상소를 올리고도 했고(매일신보 1920.1.21.), 1922년에는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받든다며 "부자교父子敎"라는 신흥종교를 창시해 사람들로부터 교비를 갈취했다.(동아일보 1922.10.4.) 세상의 일변에 친일행위를 한 자는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았다. 먼 훗날 유림의 이름으로 불릴까 두려워 그가 쓴 환영사를 옮긴다.
매일신보 1911.5.12.
데라우치 총독 환영(十三道儒生의 歡迎辭 提呈)
십삼도 유생 대표 송종수 씨 등은 데라우치 총독에게 환영사를 바쳤는데, 그 전문은 다음과 같고 그 말미에 열기한 유생의 성명 아래 각기 날인 하였다더라.
환영歡迎
조선십삼도유생 유생대표 송종수 등 다시 한 번 인사 드리며 총독 각하를 환영합니다.(朝鮮十三道儒生儒生代表宋鍾洙等謹再拜歡迎于總督閣下)
천황의 성명(지혜)가 아래로 땅을 비추니 마을(추곡)에선 풍요의 선율이 울리고 덕을 베푸시자 사해가 귀순합니다. 총독의 관청은 어떻게 다스리고 지킬까, 천명을 받아 모든 일을 총괄하니 문무를 겸비합니다. 성상의 은덕을 펼치고 전쟁에선 민첩하게 승리를 거두시니 교화의 바람이자 양육의 단비입니다. 세상에 빼어난 상서로움, 이 모습을 어찌 이룰까, 조금 보내고 많은 것을 얻으니 하늘과 땅이 어우러져 서로를 돕습니다. 대동이 문화로 넘쳐나 수덕이 모이니 누가 주셨는지 우리 임금께서 복을 받으셨습니다. 멀리 떨어져 계셔서 부모를 잃은 듯했으나 이제야 돌아오시니 보러 오는 이들로 담장을 이룹니다. 만 리 머나먼 여정에 온갖 고생 다 하시고 달리고 달려 둘이 서로 끌며 춤을 추듯, 그 인사 어찌하리, 인의로 둘러싸고, 한 마음으로 성심껏 환영하기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한결 같습니다. 공께서 이제야 오시니 양춘의 포근한 기운을 느끼니 공의 얼굴을 수놓아 모두 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더없는 은혜를 폐부로 느끼니(들어오니) 영원토록 동방을 지탱하는 지주가 되시길.
天皇聖明照臨下土, 鄒谷吹律虞階舞羽, 何以鎭護總督之府, 膺命統轄乃文乃武, 宣上恩德響捷桴鼓, 草上之風苗膏以雨. 天地奇祥厥像奚取, 小往大來交泰相輔, 化溢大東水德所聚, 云誰之賜我公受祜, 遽當遠離如失恃怙, 今焉還旆觀者環堵, 萬里長程涉險太苦, 載馳載驅兩驂如舞, 其儀維何仁義干櫓, 齊誠歡迎同我率普, 公來何暮陽春和煦, 欲繡公面萬目所覩, 咳唾之恩輸之肺腑, 万世東方撑天砥柱.
메이지44년(1911) 5월 11일
明治四十四年五月十一日
송종수宋鍾朱 남계훈南啓薰 천병호千秉浩
송희철宋喜哲 윤종하尹宗河 은성우殷成雨
남중희南重熙 박찬화朴賛和 남상중南相中
송희영宋悳榮 홍연섭洪璉爕 이승희李承喜
이진영李晋榮 김홍식金弘植 임익상林翊相
김희석金禧錫 신이범愼彛範 김사창金思昶
조선총독부 훈1등 공1급
朝鮮總督府總督勳一等功一級
데라우치 마사타케 각하
寺內正毅閣下
(번역 오류 지적 환영합니다. 강호제현의 가르침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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