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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죽간 조정서는 무엇?

자불어 2022. 3. 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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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서(베이징 대학 소장)


21년 사탐 동아시아사 3번 문제로 죽간 조정서(趙正書)가 나왔습니다. 죽간(竹簡)은 ‘대나무에 쓴 글’이라는 뜻으로, 종이가 없던 시절 비단과 더불어 문자를 기록하는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얇은 대나무 가지를 다듬어 글을 쓰고 실로 엮어문서나 책을 만듭니다. 후한대 종이가 발명되고 널리 퍼지기 전까지 대부분의 책은 이 죽간이었습니다. 한자 ‘책(冊)’도 실은 죽간을 엮은 모양에서 기원했죠. 그러나 죽간은 오래 보관할 수 없었고 나중에 모두 종이책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최근 죽간이라고 하는 것은 대개가 고고학 발굴로 땅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일단 문제에 죽간이 나오면, 전국시대, 진나라, 한나라, 삼국(오)나라, 네 시대 가운데 하나라고 유추하면 됩니다. 위의 문제는 이미 “중국 최초로 황제 칭호를 사용했던”이란 말에서 (가)가 진시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조정서의 조정(趙正)은 진시황의 이름입니다. 역사 기록에는 영정(嬴政), 또는 조정(趙政)으로 나옵니다. 진시황의 글이지만 앞부분이 사라졌는지, 진시황의 뒤를 이어 즉위한 호해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대략의 스토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진시황이 천하 각지를 여행하다 병이 깊어져 승상 이사와 어사대부 풍거질을 불러 후사는 논의한다. 둘은 모두 호해를 추천했고, 결국 진시황이 죽은 뒤 호해가 즉위했다. 호해는 즉위하자 환관 조고를 낭중령에 임명하고 형 부소와 장수 몽염을 죽이고 제단을 부수고 일족을 몰살하려고 했다. 아들 자영이 말렸지만 듣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 3년 뒤에는 승상 이사를 죽이려 했다. 이사는 상서를 올려 “말과 소가 싸우면 그 밑에 모기, 파리가 죽듯 신하들이 다투면 백성들이 고통스럽다.”는 진시황의 말을 인용하고 자신의 죄를 열거한다. 1. 여섯 나라를 멸망시켜 통일한 죄. 2. 그도 모자라 북쪽 오랑캐와 남쪽 파쪽을 정벌하고 남해로 들어가 대월을 무찔러 진의 감함을 보여준 죄. 3. 대신을 존중하고 작록을 넘치게 주어 스스로 보전토록 한 죄. 4. 문자 도량형을 통일하여 진의 이름을 세운 죄. 5. 사직을 세우고 종묘를 수리하여 주군의 현명함을 밝힌 죄. 6. 치도를 건설하여 왕의 뜻을 전달되도록 한 죄. 7. 형벌을 완하하고 세금을 낮춰 백성들이 왕의 은혜를 감사해하며 주인을 받들도록 한 죄. (- 모두 진의 업적임!!!) 이때도 아들 자영이 충신을 죽이면 안된다며 간언했지만 호해는 듣지 않고 이사를 죽였다. 그러다가 호해는 조고의 손에 죽고, 조고는 장군 장한이 들어와 죽였다.

그리고 이렇게 끝납니다. “말한다. 호해는 간언하는 말을 듣지 않아 즉위 4년만에 지도 죽고 나라도 망했다.(曰:胡亥,所謂不聽諫者也,立四年而身死國亡.)” 조정서는 기존 역사책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진시황의 이름 글자도 다르고(종종 正과 政은 섞어 쓰기도 하니 뭐 이 정도는 틀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이사와 조고가 짜고 진시황의 죽음을 숨기고 유서를 위조해 호해를 즉위시켰다는 것도 다르고, 이사는 조고의 참언으로 처형되었고, 조고는 자영이 죽였다는 점도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조정서에는 시황제니, 이세황제니 하는 말이 하나도 안나온다는 점이죠. - 단 조정서는 골동품 상점에서 나온 것이어 위조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시황의 업적만큼은 이후 중국 역사 2000년 길이 남았죠.

1. 전국을 통일: 최초의 통일제국
2. 황제라는 호칭의 사용(‘짐’ 뭐 이런 말도 처음 나옵니다.)
3. 군현제 실시(전국을 중앙에서 직접 통치)
4. 문자(소전), 도량형, 화폐(오수전)의 통일
5. 고속도로 치도의 건설 (일종의 망조로서)
6. 분서갱유(의학, 점술서 등 실용서(?)는 빼고)
7. 만리장성과 아방궁의 축조 등

어쨌든 수능에서 진시황은 단골이니 꼭 기억해 주세요. 더러 사진으로는 진시황릉 출토품(병마용이나 수레 등)이 나올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진시황릉 병마용(중국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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