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가 사람들

히로시마 원폭 전몰자 이우 공 추도사

자불어 2025. 8. 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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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는 이강의 차남으로 이희의 양자가 되어 운현궁의 가계를 계승했다. 그는 왕공족의 일원으로 일본 육군 장교로의 길을 밟았다. (이는 당시 공가로서는 피할 수 없는 경로였다.) 장교로 임관한 뒤로 만주 시찰, 또는 도리이(鳥居) 부대에 배속 화북 전선에 참전하였으나 공가의 일원이었던 만큼 전선으로 내몰리지 않고 대부분의 기간을 일본 내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1945년 6월 중좌로 진급해 히로시마에 배속되어 근무하던 중 원자폭탄에 피폭되어 사망했다. 이하 1945년 8월 13일 광복을 이틀 앞두고 게재된 추도사다. 


불멸의 무훈
정려하신 생전

군관민이 다 함께 삼가 애도하여 받드는 가운데 지난 8일 경성에 돌아오신 고 이우공 전하의 유해는 부내 운니정의 운현궁 노안당에 모시었는데 저택에는 애도하여 받드는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드나들어 저택 일대는 깊은 수운에 잠긴 중에도 관계자 일동은 고 전하가 남긴 덕을 삼가 추모하여 받들면서 적 격멸에 매진할 결의를 삼가 맹서하여 받들어 삼가 듣자옵건대 전하께서는 소화16년(1941년) 육군대학교를 우수하신 성적으로 졸업하신 후 그해 10월에 육군소좌에 진급하셨고 동 17년 5월에는 황송하시게도 육군대학교 연구부 부원으로서 각 전선을 시찰하시는 동시에 일선 장병을 위문 격려하시어 관계자들을 감격케 하셨다. 일방 도쿄의 부대에는 부대장으로 또는 북지(화북)의 전장에서는 군참모로서 혁혁하신 무훈을 세우셨으며 지난 6일 장렬하신 명예의 전사를 하시기까지에는 내지의 중요한 참모의 직에 취임하시어 주야 국토방위에 힘쓰시어 전군 장병이 우러러 감격해 받들었다고 전한다. 금지옥엽의 높으신 몸을 군진에 섰던 전하 생전의 빛나는 무훈이시다. 그러나 일면 전하께서는 남달리 효성이 깊으셨고 고상하신 취미를 가지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전하의 전사를 애도하여 받드는 동시에 무훈을 우러르는 군관민의 정성은 더욱 간절한 바 있다. (매일신보 1945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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