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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마지막 페이지

자불어 2022. 3. 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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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정씨주 / 투루판박물관 소장 / 복천수 필사본

투루판 출토 문서 가운데는 더러 책도 있다. 많이 나오는 책으로 불교경전을 제외하면 논어, 효경이다. 논어는 국씨고창국 시대(501~640)의 것부터 당대 것까지 다양한데 그 중 중종 경룡 4년(710) 필사한 논어정씨주論語鄭氏注[후한의 학자 정현鄭玄(127~200)이 주석을 단 것으로 한대 이래 위진남북조 시대까지 유행했으나 송대 이후 산일되었다.]에는 필사자의 이름 - “복천수(卜天壽)”가 나온다. 필사를 마치고 그는 시를 한 편 남겼는데,


寫書今日了, 글쓰기를 오늘로 마쳤으니
先生莫嫌遲, 선생은 더디다 꾸짖지 마소.
明朝是假日, 내일은 쉬는 날이니
早放學生歸. 어여 학생들 돌려보내길.

他道側書易, 남들은 따라 쓰기 쉽다는데
我道側書難, 나는 따라 쓰기 어려워,
側書還側讀, 따라 쓰기나 따라 읽기나
還須側眼看. 매양 곁눈질로 하는 것.

이 시가 요즘 내 마음을 말하는 듯하다. 장담컨데, 복천수 이 친구도 공부를 잘하진 못했을 거다.

*‘側書’는 편지나 문서에서 겸양 등의 뜻으로 작은 글씨로 쓰는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그냥 따라 쓰기인 듯 하다. 느낌적인 느낌이니 가르침을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사진은 2011년 전시에 출품된 복천수 필사 논어정씨주(1969년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출토, 투루판박물관 소장)-어쩌다 찍었는데, 시가 있는 부분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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