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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역사
조선미술전람회(약칭 선전)는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활동하던 서화가들의 작품공모전이었다. 조선총독부 주관으로 1922년 시작되어 1944년까지 이어졌다. 일본의 관전과 달리 서예부가 있었다.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등용문 같은 역할을 했다. 이 대회는 심사위원 다수가 일본의 관전 출신으로 일본 미술이 조선 미술에 영향을 끼치는 장치가 되었다. 그러나 수상자 가운데 적지 않은 수는 재조선 일본인이었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결과론적으로는 조선인 작가들이 일본 미술의 영향에 물들게 했지만, 실은 제전의 더 큰 목적은 민족(조선인과 일본인)이 아니라 지역(식민지와 본국)의 균질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매일신보 1924년 5월 25일자에는 제3회 선전을 준비하며 작품을 옮기는 사진이 있..
태형 중부 수진동 30통 5호에서 술장사로 영업하는 최광훈은 나이 지금 34세, 그 집에 있는 김소사는 나이 지금 48세, 중부 염천골 18통 가 1호에 사는 무업자 이기영은 나이 지금 58세인데 지나간 20일 오후 4시경에 최광훈의 집에 회동하여 화투를 하다가 그곳에서 순사에게 발견되어 소관 경찰서로 잡아갔는데 그곳에서 심사한 결과로 김소사는 무죄에 처했고 최광훈, 이기영 두 사람은 각각 볼기 30도를 때려 즉결처분하고 풀어줬다더라. (매일신보 1912.3.28.) 인간에게 바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매질은 형벌로 사용되었다. 동아시아에서 가학적인 형태의 매질이 사라지고 매질의 기본 체계가 등장한 것은 당나라 때였다. 당나라의 법전인 당률은 매질을 태형과 장형으로 구분하고 각각 ..
열차 타기 바빠서 대개는 부랴부랴 새로 지은 역사로 쏙 들어가기 마련이다. 옛 역사는 그저 버스 창밖 또는 신역사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먼 발치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되어버렸다. 그곳에 새로운 문화시설이 생겼다고 하지만, 종교인, 시위꾼, 노숙자들을 헤치고 그곳까지 발걸음을 내딛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문화역 서울 284는 서울로 7017 만큼이나 인기가 없다. 옛 역사 앞에는 한 손에 수류탄을 쥔 당당한 노인의 동상이 있다. 독립지사 강우규(姜宇奎, 1855~1920)다. 바로 이곳에서 조선의 3대 총독으로 부임하던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날렸으나 실패, 붙잡히는 바람에 형장의 이슬로 순국했다. 조선총독부 일간지 매일신보는 사건 직후 한동안 이 사실을 보도하지 못했다. 신문에 실린 것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