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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역사
이태원梨泰院, 조선시대 한성의 원院 가운데 하나다. 조선시대의 교통 시설로 역驛과 원이 있었는데, 역이 공무원용 터미널이었다면 원은 호텔이라, 역에서는 말을 빌려 또는 바꿔 타고, 원에서는 숙식을 제공받았다. 옛 한성부에는 역으로는 노원역과 청파역, 원으로는 보제원, 홍제원, 그리고 이태원이 있었다. 미군이 서울에 주둔한 이래, 우리의 대표 수출품이 다람쥐(진짜 살아있는 거)였던 때부터 이태원은 국제적 동네였다. 일제강점기 마을 전설에 따르면 이태원은 본디 이태원異胎院(다른 태아가 있는 원)이란 이야기가 있으니, 임진왜란 때 한양에 주둔했던 가토 기요마사(加籐淸正)가 범했던 여성들이 이곳에 모여 살며 그때 가진 아이를 낳았다고 하여 그리 불렸다는 거다. 전쟁의 참혹상이긴 하나, 더 비참한 건 그들이 모여..
명동지하도에서 올라와 줄지어 있는 먹거리 노점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왼편에 고풍스러운 건물 한 동이 있다. 국립극장 명동예술극장으로 일제강점기에는 ‘메이지자(또는 명치좌明治座)’로 불렸던 영화관이다. 메이지자는 현재까지 도호(東寶), 도에이(東映)와 더불어 일본 삼대 영화사로 불리는 쇼치쿠(松竹)가 만든 영화관이다. 쇼치쿠는 1895년 공연장 영업을 시작해 1920년 쇼치쿠 키네마 합명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에는 제국활동사진주식회사를 세우고 1923년 오사카쇼치쿠자大阪松竹座, 1930년 도쿄극장(東京劇場) 등을 열었다. 이와 더불어 1930년대부터는 조선에 진출, 영화를 보급하는 한편 조선인 배우도 물색했다. 메이지자의 건축은 초대 극장장인 이시하라 료스케(石橋良介)가 ..
서울 인왕산은 궁궐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산으로 불렸다. 방어 시설로 산자락을 따라 성곽이 있다. 오늘은 인왕산에 있는 문화유산 국사당과 선바위를 보러 올라갔다. 인왕산에 오르는 사람은 대개 사직단社稷壇이나 황학정黃鶴亭, 또는 수성동 계곡으로 능선을 타고 이동하기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내리지만 국사당과 선바위를 보려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1번 출구)에서 내려서 가는 것이 편리하다. / 지도는 맨 뒤에 첨부 아파트 단지를 끼로 올라가다 보면 인왕사仁王寺 일주문이 나온다. 인왕사는 조선왕조실록에도 언급된 사찰이나 연산군 때 궁궐이 내려다보인다고 하여 폐사되었다. 이후로 언젠가 다시 생겼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뒤 명맥이 끊겼다고 한다. 김상헌金尙憲(1570~1652)은 유서산기遊西山記에서, “석굴의..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서울 구 미국문화원이다. 구 서울 미국문화원이라고 해야 하나 '구 서울'이 마음에 걸려 이리 지은 듯하다. 지하철로는 시청역(1,2호선) 또는 을지로입구역(2호선)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된다. 롯데호텔 차량 출입구 바로 맞은편에 있다. 이 건물은 본디 미쓰이물산(삼정물산三井物産) 경성지점 사옥이었다. 미쓰이물산은 메이지 시대 외국 상회가 독점했던 무역의 주도권을 일본이 되찾고자 1876년 설립했다. 면사방적기계와 면화를 수입하고 생사, 면사, 면포의 수출을 담당했다. 곧 일본 면사 수출의 절반을 다룰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에도 발 빠르게 진출했다. (관삼출구官蔘出口) 객년 12월 27일 연태煙台에 향할 차를 인(천)항에서 출범한 창룡호蒼龍號가 인항해관창고(인천항..
현재 장충단 공원 앞의 비석, 즉 장충단비는 서울특별시유형문화재로 1900년 장충단을 건립할 때 세운 것이다. 앞은 황태자(훗날의 순종)이 쓰고 뒤의 본문은 1905년 을사늑약 후 순국한 민영환이 썼다. 아래는 그 번역문과 원문이다. [앞] 예필(황태자 글씨) 장충단 [뒤] 우리 대황제 폐하께서는 자질이 성인을 능가하고 운수는 중흥을 맞이해 커다란 반석을 다지고 위기를 경계하셨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 더러 어려움이 닥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으니 갑오년, 을미년의 사변이 있었다. 무신武臣으로 난에 몸을 던져 목숨을 바친 자 많았으니, 슬프도다! 그 굳건함은 눈과 서리에도 당당하며 그 명성(名節)은 해와 별처럼 빛나니 영원토록 제향을 올리고 변치 않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 터, 이에 성상께서 특별히 포충..
열차 타기 바빠서 대개는 부랴부랴 새로 지은 역사로 쏙 들어가기 마련이다. 옛 역사는 그저 버스 창밖 또는 신역사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먼 발치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되어버렸다. 그곳에 새로운 문화시설이 생겼다고 하지만, 종교인, 시위꾼, 노숙자들을 헤치고 그곳까지 발걸음을 내딛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문화역 서울 284는 서울로 7017 만큼이나 인기가 없다. 옛 역사 앞에는 한 손에 수류탄을 쥔 당당한 노인의 동상이 있다. 독립지사 강우규(姜宇奎, 1855~1920)다. 바로 이곳에서 조선의 3대 총독으로 부임하던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날렸으나 실패, 붙잡히는 바람에 형장의 이슬로 순국했다. 조선총독부 일간지 매일신보는 사건 직후 한동안 이 사실을 보도하지 못했다. 신문에 실린 것은 한..
우표박물관은 서울 중앙우체국 지하에 있습니다. 요즘은 우편을 택배 정도로 생각하지만 서신이나 물건을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는 우정업무는 전신과 더불어 19세기 근대국가를 상징하는 중요 업무였습니다. 우리나라 우정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우표박물관을 소개합니다. 명동 나갔을 때, 방학을 맞이한 자녀와 함께 가면 재밌을 듯 합니다. 그럼 일단 우표박물관을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주소: 서울 중구 소공로 70 (충무로1가, 서울중앙우체국청사) 지하2층 우표박물관 관람시간: 09:00~17:00(회차별 운영)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국경일 / 보통 국경일 이나 명절이 아니면 토요일, 일요일 모두 개관합니다. 관람료: 없음 지하철: 4호선 명동역 5번 출구 (도보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