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식민지를 매질로 다스리다.

매일신보 / 국립중앙도서관 신문 아카이브

태형 중부 수진동 30통 5호에서 술장사로 영업하는 최광훈은 나이 지금 34세, 그 집에 있는 김소사는 나이 지금 48세, 중부 염천골 18통 가 1호에 사는 무업자 이기영은 나이 지금 58세인데 지나간 20일 오후 4시경에 최광훈의 집에 회동하여 화투를 하다가 그곳에서 순사에게 발견되어 소관 경찰서로 잡아갔는데 그곳에서 심사한 결과로 김소사는 무죄에 처했고 최광훈, 이기영 두 사람은 각각 볼기 30도를 때려 즉결처분하고 풀어줬다더라. (매일신보 1912.3.28.)

인간에게 바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매질은 형벌로 사용되었다. 동아시아에서 가학적인 형태의 매질이 사라지고 매질의 기본 체계가 등장한 것은 당나라 때였다. 당나라의 법전인 당률은 매질을 태형과 장형으로 구분하고 각각 매의 규격을 제시했다. 태형은 10대~50대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뉘며, 매의 길이는 3척 5촌(약 105cm), 두께는 손잡이 부분이 2푼(약 6mm), 끝 부분이 1.5푼(약 4.5mm)이다. 그리고 장형은 60대~100대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뉘며, 매의 길이는 태형의 매와 같으나 두께는 손잡이 부분이 2.7푼(약 7mm), 끝 부분이 1.7푼(약 5mm)으로 더 두껍다. 모두 엉덩이와 장딴지를 때린다. 당률의 형벌 체계는 이후 송률, 대명률로 이어져 조선에서도 사용했다. 조선 역시 태형과 장형을 실시하였는데, 곤장은 소곤小棍, 중곤中棍, 대곤大棍, 중곤重棍, 치도곤治盜棍으로 나뉘는데, 치도곤은 길이가 5자 7치(173cm), 너비가 5치 3푼(16cm), 두께는 4푼(3cm)으로 당대의 장에 비해 훨씬 컸다. 조선에서는 갑오, 을미개혁 시기 태형과 장형의 폐지가 논의되었으나 실행되지 못했다. 근대 대다수의 나라에서 고문은 해도 형벌로서의 매질은 없애고 있는 추세였건만, 조선, 이후 대한제국은 망할 때까지 태형과 장형을 실시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조선풍속’의 일부로 상품화되기도 했다. 아래처럼, (간혹 가다 고종을 근대 지향적 군주로 묘사하나 자신의 권력과 가오를 제외하곤 한 일이 별로 없는 암군이다.)

태형(사진엽서) / 최용신기념관 소장 / 매를 보라. 사이즈가 태형이다.

일본에서는 1873년 개정률제에 따라 공식적으로 태형과 장형이 폐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총독부는 조선태형령을 포고, 조선인에 한해 매질로 다스렸다. 원, 나라 망하기 전에 순종황제가 이거라도 없앴으면 좋았을 것을. 아래 신문기사는 매질 처벌을 받은 일례다. 죄명은 도박이었던 듯. 참... 아는 사람들끼리 화투 치다 저리 잡혀가 맞으면 기분 더러웠을 듯. 조선태형령은 삼일운동에 충격받은 조선총독부가 문화통치로 방식을 전환하며 사라진다. 타이틀을 "조선총독부, 식민지를 매질로 다스리다."라고 했지만 실은 뒤에 "고종황제, 순종황제가 지 백성한테 그랬듯"이 붙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