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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가 사람들

국회에서 열린 이왕가 숭모 잔치

자불어 2024. 12. 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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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12월 17일부터 사흘간 "고종의 부국강병 프로젝트"라는 전시가 열렸다고 한다. 몇 개의 X 배너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사진을 잔뜩 넣어 열린 이 전시의 몇 개 문구를 살펴본다. 


첫번째 배너에 실린 순종 황제 소개다.(아래 사진이 희미해 글로 옮긴다.)

순종은 성인이 된 후 '독살 미수 사건'을 겪으며 그렇잖아도 안 좋던 건강이 더욱 나빠졌다. 순종은 일제의 강압으로 인해 고종이 1907년에 강제로 퇴위하였다. 이에 대한 반발로 양위식장에는 고종과 순종 모두 불참해 신원 불명의 두 사람(아마도 내관으로 추정)이 대역을 맡아했다. 순종은 이완용 외에 각부 대신의 이름을 거명하며 "오직 나라만 생각하라"한 후 황제의 상징인 대한제국 대원수복으로 갈아입고 어좌에 앉았다. 건강상의 문제로 무능할 수 밖에 없는 순종고종의 정신을 이어 갔음을 알 수 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1874~1926, 향년 53세)의 죽음은 6.10.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1. (밑줄) '순종은', '고종이' 주어는 두 개, '퇴위하였다' 술어는 하나,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이다. 

2.  (밑줄) 건강상의 문제로 무능할 수 밖에 없는 - 순종이 무능했다는 건 인정하고 있다. 무능해도 국가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무능한 인간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고종이 만들어 놓은 대한국 국제다. 

3. (밑줄) 이렇게 문장을 쓰면 무능했음이 고종의 정신이란 말이 된다. 그러나 고종은 탐욕스러웠지 무능하진 않았다. 

순종황제 소개 부분

그 아래 의친왕 소개다. 영친왕 위로 의친왕을 둔 것이 우습다. 


어진화가 이당선생은 전국 고등학교 대학생 모임 단체를 맏아서 운영였고 필운학당 동문들과 의친왕을 도와서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기도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중심이 되어 임정과 임정요원 가족들에게 생계비를 보내는 일을 하였다. 주변 인물로는 의친왕, 윤치소(윤보선의 부친), 권동진, 이종훈, 최린, 김규진, 최남선(최린과 최남선은 도립운동 33인이었지만 변절했다.)

1. 실제 내용은 의친왕의 설명이 아니라 '어진화가 이당선생', 즉 김은호에 대한 설명이다. 위 설명 내용에서 의친왕은 조연일 뿐이다.

2. 필운학당은 정체 미상이다. 천지일보 칼럼에서 박관우가 언급했으나 '자료'라고 했을 뿐이다.(해당 자료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3. 전시의 품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운영였고’나 ‘도립운동’ 정도의 오타는 그냥 눈감아 주어야겠지. 

4. 의친왕이건, 김은호건 독립운동가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다. 임정과 임정요원 가족들에게 생계비를 보내 준 일이 있다면 증거를 제시하라. 

5. 맨 뒤에 최린과 최남선의 변절 이야기를 꺼냈지만, 미나미 총독에게 금비녀를 헌납하는 "금차헌납"이란 훌륭한 그림을 그린 김은호를 소개하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다. 이강이나 김은호의 친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고, 최린과 최남선의 친일은 나쁜 것인가? 

의친왕 이강 소개 부분

제일 아래 실린 영친왕 소개다. 의친왕에게 밀렸다. 


이은은 1937년에 중일전쟁이 발발한 이후부터 조선의 문화재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고 조카 이우 등을 통하여 민요와 창극이 수록된 레코드판, 문화재와 민속품을 수집하였다. 이 수집품들은 1930년대 일본 근대 서양화 작품에서도 최고수준의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왕가 미술관을 거쳐 현재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이은에게 호의를 보여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가 부관을 보내 위문하고 생활물자를 보내주기도 하였고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에 이은은 협조하였다고 한다. 

1.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이은이나 그의 조카 이우는 거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다. 그런데 무슨 조선 문화재 수집이며, 뒤에 그것이 일본 근대 서양화 작품의 수작이라는 것은 또 뭔말인가? 일본 근대 서양화 작품이 조선문화재인가? 일본황실의 왕공가였던 이왕가는 내선일체를 뼈속까지 체현했던 집안이었기에 조선과 일본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것인가?  의친왕 이강은 일제의 지배를 "칠에 아교를 섞은 듯"했다고 했으니... 

2. 맥아더가 부관을 보내 위문했다는 증거도 없고,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 당시 일본에 있던 이은이 무슨 도움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말 대잔치라고나 할까. 

영친왕 이은 소개 부분

배너 하나 만 봐도 이럴진데, 사실 여부는 둘째치고 문장도 엉망, 오타도 있는 이런 전시를 국회 공간을 할애해 개최한다는 거, 국회는 부끄럽지 않은가? 이 전시는 김교흥(더불어민주당) 배준영(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고 한다. 

전시 개요는 아래 링크 참조

 

“조선 개화·부국강병에 길 터준 고종 ‘프로젝트’, 선교사들도 기여”

제물포문화아카이브(대표 유은식 목사)가 주관한 ‘고종의 조선 부국강병 프로젝트와 대한민국’전시가 19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로비에서 열린

ww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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