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조 양나라 무제武帝 소연蕭衍(464~549)은 자字가 숙달叔達, 아명은 연아練兒로 양나라의 창업주다. 남제 황실과 같은 난릉 소씨蘭陵蕭氏 가문 출신으로,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상주시常州市, 당시 말릉秣陵에서 태어났다. 부친 소순지蕭順之는 제나라 고제高帝의 사촌동생으로 임상현후臨湘縣侯 단양윤丹陽尹을 역임했다. 소연은 남제 중흥 2년 황제였던 화제齊和帝로부터 선양을 받아 황제가 되었다. 즉위 이후 내치와 외치에 힘써 남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말년에 불교에 심취해 여러 차례 출가하며 정사를 돌보지 않고 국가 재정을 파탄에 빠뜨렸다.
결국 귀순한 동위의 장수 후경侯景이 난을 일으켜 나라는 쑥대밭이 되고 자신은 유폐되었다. 후경의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궁궐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겨 주변에 물었다. “후경 승상의 병사입니다”라고 답하자 “승상은 무슨 놈의 승상, 그냥 후경이다”라고 했다. 후경은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여겨 황제에게 음식을 주지 안았다. 무제는 “꿀물을 달라”고 호소했으나 후경은 이를 무시했고 무제는 결국 갈증과 허기 속에 화병으로 죽었다.
양나라의 정사인 양서梁書는 기존 역사서를 토대로 당나라 때 요사렴姚思廉이 편찬했다. 636년(정관10) 완성했으며 모두 56권으로 502년 무제 소연이 칭제한 뒤 557년 진패선陳霸先에게 멸망당할 때까지 역사를 기록했다. 아래는 양서에 실린 양 무제 소연의 평가 “사신왈史臣曰”이다.
역사를 기록한 신하는 말한다. 제나라(남제)가 그 운명을 다하여 군주는 혼미하고 잔인하니 하늘은 버리고 신은 분노했고 군중은 반란을 일으키고 친척은 떠났다. 고조가 영명한 힘과 명철한 지혜로 번樊·등鄧 지역에서 의롭게 일어났다. 의장과 기치를 들고 나라를 세우고 진흙 발로 불길 속에서 (백성을) 구했다. 푸른 무소의 군대를 지휘해 용과 표범 같은 진용을 갖추자 구름이 모여들고 천둥이 몰아치며 포악하고 흉악한 자를 제거하니 만방이 기쁨을 누리고 삼령(하늘, 땅, 사람)의 운수를 새로이 했다. 하늘(봉황의 역법)을 다스리고 땅(용의 지도)을 장악해 사방의 문을 열어 현명한 인재를 불러들여 기용함으로써 온갖 혼란을 수습하고 직언하는 규칙을 정했다. 문학을 일으키고 제사를 정비했으며 오례를 다스리고 육률을 정하니 사방은 막힘이 없고 국정은 조화를 이뤘다. 정치가 성공을 거두자 먼 곳은 안정되고 인근은 엄정해졌다. 하늘의 상서로운 징조와 땅의 길한 기운이 해마다 끊이지 않으니 공물과 조세를 바치는 마을, 규범과 제도가 통하는 지역이 남으로 만리가 넘고 서쪽으로 오천 리나 뻗어나갔다. 아름다운 재화와 값진 보물(을 들고) 수많은 인종과 부족이 (찾아와) 왕부를 빈틈 없이 채우고 궁궐에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34년 동안의 성대함이란 위나라, 진나라 이래 도무지 찾아볼 수 없던 일이라. 나이들고 노쇠해지자 아첨하는 무리에게 정사를 맡기니 주이(朱异) 같은 무리가 권세와 복록을 누렸다. 패거리 짓고 나라를 다스리며 뇌물을 챙기니 관복 입고 수레를 타는 자가 모두 그 손아귀에서 나왔다. 그렇게 조정의 법도는 혼란에 빠지고 상벌이 마구잡이로 시행되었다. “소인이 득세한 세상”이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서한의 재상) 가의가 “진정 통곡할 일이로다”라고 했듯 결국 흉악하기 그지없는 갈족 도적이 그 틈을 타서 쳐들어 오자 매의 깃털이 왕궁을 날아다니고 금계는 승여를 욕보이며 하늘은 도탄에 빠지고 궁실은 폐허가 되었다. 아! 하늘의 도가 어찌 이리 가혹한가. 천명(역수)이 다했다고 하나 결국 모든 것은 역시나 사람이 한 일이라.
史臣曰:齊季告終, 君臨昏虐, 天棄神怒, 衆叛親離. 高祖英武睿哲, 義起樊·鄧, 仗旗建號, 濡足救焚, 總蒼兕之師, 翼龍豹之陣, 雲驤雷駭, 翦暴夷凶, 萬邦樂推, 三靈改卜. 於是御鳳曆, 握龍圖, 闢四門弘招賢之路, 納十亂引諒直之䂓. 興文學, 脩郊祀, 治五禮, 定六律, 四聰既達, 萬機斯理, 治定功成, 遠安邇肅. 加以天祥地瑞, 無絕歲時. 征賦所及之鄉, 文軌傍通之地, 南超萬里, 西拓五千. 其中瓌財重寶, 千夫百族, 莫不充牣王府, 蹶角闕庭. 三四十年, 斯爲盛矣. 自魏·晉以降, 未或有焉. 及乎耄年, 委事羣倖. 然朱异之徒, 作威作福, 挾朋樹黨, 政以賄成, 服冕乘軒, 由其掌握, 是以朝經混亂, 賞罰無章. 「小人道長」, 抑此之謂也. 賈誼有云「可爲慟哭者矣」. 遂使滔天羯寇, 承間掩襲, 鷲羽流王屋, 金契辱乘輿, 塗炭黎元, 黍離宮室. 嗚呼! 天道何其酷焉. 雖曆數斯窮, 蓋亦人事然也.
양서梁書 권卷3 무제기武帝紀 하, pp.97-98.

'오늘의 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삼국지) 촉한 후주 유선을 평하다 (1) | 2025.08.10 |
|---|---|
| (진서) 멍청이 황제, 진 혜제를 말하다. (6) | 2025.07.31 |
| (사기) 태사공, 오제본기를 말하다. (6) | 2025.07.27 |
| (사기) 하나라의 멸망 (1) | 2025.07.19 |
| (구당서) 남북조의 음악을 정리해 수당의 음악을 만든 조효손祖孝孫 (0) | 2024.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