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삼국지) 조자룡, 전설이 되다.(전편) 본문
조자룡으로 흔히 불리는 조운은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의 오호장군 중 한 명으로 한 얼굴 하는 데다 지혜와 무력을 두루 갖추고 게다가 천수를 누린 최고의 캐릭터입니다. 아래 글은 정사 삼국지, 즉 실제 역사 기록 속 조자룡입니다. 소설에서 어떤 부분을 잘 살렸는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마의의 후손이 세운 진나라(서진) 때 진수가 쓴 삼국지는 내용이 매우 단촐합니다. 그래서 동진말, 송초 배송지는 다른 기록을 모아 삼국지 기록을 보충했습니다. 이것을 '배송지 주'라고 부릅니다. 배송지가 인용한 여러 역사책 가운데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책이 많습니다. 그래서 배송지의 주는 삼국지 원문과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럼 역사 속 조자룡의 이야기를 살펴볼까요?(검은 글씨가 진수가 쓴 원문, 녹색 글씨가 배송지의 주입니다.)
조운趙雲은 자가 자룡子龍으로 상산常山 진정인真定人이다. 본디 공손찬公孫瓚의 부하였으나 찬이 선주先主에게 보내 전해田楷를 도와 원소袁紹를 막게 하여 조운이 수종하며 선주의 주기主騎가 되었다.[운별전雲別傳: 조운은 키가 8척에 얼굴 생김이 건장하여 본군의 천거를 받았으나 의를 따르는 관리와 병사를 거느리고 공손찬公孫瓚에게 갔다. 이때 원소袁紹가 기주목冀州牧을 칭하자 공손찬은 주의 사람들이 원소를 따를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조운이 내부하여 기뻐하며 웃으며 말했다. “귀 주州 사람들은 모두 원씨를 바란다고 하던데 그대는 어찌하여 홀로 마음을 돌려먹고 길을 잃고 편을 바꿀 수 있었소?” 조운이 답했다. “천하가 흉흉하여 누가 옳은지 모르겠으나 백성은 마을이 전복되는 액운이 있어 우리 주에서는 인정이 있는 곳을 따르겠다고 논의했을 뿐 원공을 홀대하는 것도 사사로이 장군을 따르려는 것도 아닙니다.” 드디어 공손찬과 함께 정벌에 나섰다. 이때 선주도 공손찬에게 의탁하고 있었는데, 매번 운을 불러들일 때마다 운과 깊은 관계를 갖게 되었다. 운은 형이 죽자 공손찬에게 사의하고 잠시 귀가하겠다고 했다. 선주는 그가 반대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손을 잡고 이별하니 운이 사양하며 말했다. “죽어도 덕을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주는 원소에게 갔고 업鄴에서 운을 만났다. 선주는 운과 같은 침상을 쓰고 동고동락했다. 몰래 운을 보내 병사를 모아 수백 인을 얻었다. 모두 ‘유좌장군부곡劉左將軍部曲’이라 불렀으나 원소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선주를 따라 형주荊州로 갔다.]
선주가 조공에게 쫓겨 당양當陽 장판長阪에 이르러 처자를 버리고 남으로 달아났는데 조운이 몸소 어린 아이를 안고 감부인甘夫人을 보호하여 아문장군牙門將軍으로 승진했다. 이 아이가 후주後主이며 부인은 후주의 친모다. 선주는 촉蜀으로 들어가며 조운을 형주荊州에 남겨두었다.[[운별전雲別傳] 애초에 선주가 패하자 조운이 이미 북으로 달아났다고 하는 자가 있었다. 선주가 손수 창[戟]을 들어 치며 외쳤다. “자룡子龍은 나를 버리고 가지 않았다.” 얼마 뒤 조운이 왔다. 따라서 강남江南을 평정하고 편장군偏將軍으로 삼고 계양태수桂陽太守를 영요하게 하여 조범趙範을 대신하게 했다. 범範의 형수 번씨樊氏는 나라를 표하는 미색이었는데 범이 운과 짝을 지어주려 했다. 운이 사양하며 말했다. “(우리는) 서로 동성으로 그대의 형은 나의 형이오.” 몹시 사양하며 거절하였다. 이때 어떤 이가 운에게 받아주라고 하니 운이 말했다. “(조)범은 압박을 받아 항복했을 뿐이니 속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또) 천하에 여자는 널렸다.” 결국 취하지 않았다. 범은 과연 달아났고 운은 일절 연루되지 않았다. 앞서 하후돈夏侯惇과 박망博望에서 싸워 하후란夏侯蘭을 사로잡았다. 란은 운향리雲鄉里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서로 알고 지냈는데 조운이 선주에게 살려달라 하고 란이 법률에 밝다며 추천하여 군정軍正으로 삼게했다. (조운은) 이처럼 신중하고 사려 깊었다. 선주는 촉으로 들어가며 운을 유영사마留營司馬(남아서 군영을 총괄하는 역할)로 삼았다. 이때 선주의 손부인孫夫人은 손권의 누이로 교만하고 사치하여 많은 오의 관리를 데리고 왔는데 (이들은) 제멋대로 불법을 일삼았다. 선주가 조운이 엄격하고 진중하여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 여겨 특별히 장내사掌內事로 임명했다. 손권이 유비가 서정西征한다는 것을 듣고 대거 배를 보내 누이를 맞아오게 하니 부인은 몰래 후주를 데리고 오로 가려했다. 조운과 장비가 병력을 거느리고 강을 막아섰기에 후주가 돌아올 수 있었다.]
(후편에 계속)
趙雲字子龍, 常山真定人也. 本屬公孫瓚, 瓚遣先主 爲田楷拒袁紹, 雲遂隨從, 爲先主主騎[雲別傳曰: 雲身長八尺, 姿顏雄偉, 爲本郡所舉, 將義從吏兵詣公孫瓚. 時袁紹稱冀州牧, 瓚深憂州人之從紹也, 善雲來附, 嘲雲曰: “聞貴州人皆願袁氏, 君何獨迴心, 迷而能反乎?” 雲答曰: “天下訩訩, 未知孰是, 民有倒縣之厄, 鄙州論議, 從仁政所在, 不爲忽袁公私明將軍也.” 遂與瓚征討. 時先主亦依託瓚, 每接納雲, 雲得深自結託. 雲以兄喪, 辭瓚暫歸, 先主知其不反, 捉手而別, 雲辭曰: “終不背德也.” 先主就袁紹, 雲見於鄴. 先主與雲同床眠臥, 密遣雲合募得數百人, 皆稱劉左將軍部曲, 紹不能知. 遂隨先主至荊州.]. 及 先主 爲曹公所追於當陽長阪, 棄妻子南走, 雲身抱弱子, 即後主也, 保護甘夫人, 即後主母也, 皆得免難. 遷爲牙門將軍. 先主 入蜀, 雲留荊州.[雲別傳曰: 初, 先主之敗, 有人言雲已北去者, 先主以手戟擿之曰: “子龍不棄我走也.” 頃之, 雲至. 從平江南, 以爲偏將軍, 領桂陽太守, 代趙範. 範寡嫂曰樊氏, 有國色, 範欲以配雲. 雲辭曰: “相與同姓, 卿兄猶我兄.” 固辭不許. 時有人勸雲納之, 雲曰: “範迫降耳, 心未可測;天下女不少.” 遂不取. 範果逃走, 雲無纖介. 先是, 與夏侯惇戰於博望, 生獲夏侯蘭. 蘭是雲鄉里人, 少小相知, 雲白先主活之, 薦蘭明於法律, 以爲軍正. 雲不用自近, 其慎慮類如此. 先主入益州, 雲領留營司馬. 此時先主孫夫人以權妹驕豪, 多將吳吏兵, 縱橫不法. 先主以雲嚴重, 必能整齊, 特任掌內事. 權聞備西征, 大遣舟船迎妹, 而夫人內欲將後主還吳, 雲與張飛勒兵截江, 乃得後主還.]
三國志 蜀書 卷36 關張馬黃趙傳(趙雲), p.948~951.
(후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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