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측천무후, 당 종실의 씨를 말리다. 본문
당나라의 측천무후는 고종이 죽자 허수아비 황제로 중종, 예종을 차례로 즉위시키고 전권을 행사했다. 이러다보니 당 종실 이씨들은 반감과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이들에게 잠재된 불안은 688년 명당 건립과 함께 폭발한다. 노왕魯王 영기靈夔(당 고조 이연의 19번째 아들)의 아들 범양왕范陽王 애藹가 황제의 조서를 위조하여 "짐이 유폐되었으니 제왕들은 나를 도우라"라는 명령을 종실 일족의 여러 왕들에게 보냈다. 대부분은 잠수탔지만 태종의 손자 낭야왕琅邪王 충沖이 박주博州에서 거병했고 이어 충의 부친이자 태종의 다섯번째 아들인 월왕越王 정貞이 호응했다. 그러나 측천무후가 보낸 진압군에 한달도 못버티고 맥없이 무너지며 결국 둘 모두 동도 낙양의 궁전에 목이 걸렸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으니, 측천무후는 당시 조서를 본 여러 왕을 색출해 죽이고 그들의 후손, 친당까지 모조리 없앴다. (단 어린이들은 영외로 추방-거의 죽을 수 밖에 없음.) 거기에 더해 족보에서 파버리고 성씨도 훼虺씨로 바꾸었다. 훼는 살무사를 의미하는데, 황제의 모친, 즉 황후 자신을 노린 악행이라고 생각하여 낳아준 어미를 죽인다는 의미로 살무사 같은 무리로 엮어 버린 것이라 하겠다.
아래는 관련 역사 기록이다.
舊唐書 卷6 則天皇后 垂拱四年, p.119.
8월 임인 박주자사 낭야왕 충이 박주를 근거지로 삼아 거병했다. 좌금오대장군 구신적을 행군총관으로 삼아 토벌했다. 경신 충의 부친 예주자사 월왕 정이 예주에서 거병하여 충과 호응했다.
八月壬寅, 博州刺史·琅邪王沖據博州起兵, 命左金吾大將軍丘神勣爲行軍總管討之. 庚戌, 沖父豫州刺史·越王貞又舉兵於豫州, 與沖相應.
9월 내사 잠장천, 봉각시랑 장광보, 좌감문대장군 국숭유에게 병사를 이끌고 토벌하게 했다. 병인 정과 충 부자 등의 모을 네어 신도에 보냈다. 성을 훼씨(살무사 ‘훼’자)로 바꾸고 박주를 곡사(특정 지역만 사면하는 것)했다. 한왕 원가, 노왕 영기, 원가의 아들 황국공 선, 영기의 아들 좌산기상시 벙양왕 애, 곽왕 원궤, 아들 강도왕 서, 고괵왕 원봉의 아들 동완공 융이 이정(월왕)과 모의를 주고 받은 것에 걸려 원가, 영기가 자살했다. 원궤는 검주로 유배보내고 선 등을 복주하고 성을 훼씨로 바꿨다. 거의 대부분의 종실제왕이 이 일로 주살되었다. 아들, 손자로 어린 자들은 영외로 유배보내고 (그들의) 친당 수백여 집안도 죽였다.
九月, 命內史岑長倩·鳳閣侍郎張光輔·左監門大將軍鞠崇裕率兵討之. 丙寅, 斬貞及沖等, 傳首神都, 改姓爲虺氏. 曲赦博州. 韓王元嘉·魯王靈夔·元嘉子黃國公譔·靈夔子左散騎常侍范陽王藹·霍王元軌及子江都王緒·故虢王元鳳子東莞公融坐與貞通謀, 元嘉·靈夔自殺, 元軌配流黔州, 譔等伏誅, 改姓虺氏. 自是宗室諸王相繼誅死者, 殆將盡矣. 其子孫年幼者咸配流嶺外, 誅其親黨數百餘家.
舊唐書 卷76 越王貞, p.2662.
측천무후가 좌표도위대장군 국숭유를 중군대총관에 삼고 하관상서 잠장천을 후군대장군으로 삼아 10만을 거느리고 토벌하게 했다. 봉각시랑 장광보는 제군절도가 되었다. 이에 이정과 이충을 삭적하고 성을 훼씨(살무사 ‘훼’자)로 고쳤다. 숭유 등의 군이 채주성 동쪽 40리에 당도하자 정이 작은 아들 규와 배수덕을 보내 맞서 싸우게 했다. 규 등의 군대가 붕괴하여 돌아오자 정은 몹시 두려워하며 문을 닫아 걸고 혼자 지켰다. 배수덕이 각으로 들어가 왕이 어디 계신지 물었으나 실은 정을 죽여 자신을 구할 셈이었다. 관군이 주성을 압박하자 정의 가동은 모두 힘을 다해 정을 지켰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찌 치욕을 당하겠습니까. 마땅히 스스로 방도를 찾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정은 이에 약을 마시고 죽었다. 가동이 일시에 흩어지며 무기를 내던진 채 사로잡혔다. 규 또한 그 모친의 목을 매고 자살하였다. 수덕은 양향현주를 데리고 다른 곳에서 함께 목을 매어 자살했다. 국숭유가 정 부자와 배수덕의 목을 베어 동도로 보내자 궐하에 걸어두었다. 정은 군대를 일으킨지 20일만에 패배했다.
則天命左豹韜衞大將軍麴崇裕爲中軍大總管, 夏官尙書岑長倩爲後軍大總管, 率兵十萬討之, 仍令鳳閣侍郎張光輔爲諸軍節度. 於是制削貞及沖屬籍, 改姓虺氏. 崇裕等軍至蔡州城東四十里, 貞命少子規及裴守德拒戰. 規等兵潰而歸, 貞大懼, 閉門自守. 裴守德排閣入, 問王安在, 意欲殺貞以自購也. 官軍進逼州城, 貞家僮悉力衞貞, 曰:「事既如此, 豈得受戮辱, 當須自爲計. 」貞乃飲藥而死. 家僮方始一時散, 捨仗就擒. 規亦縊其母自殺, 守德攜良鄉縣主亦同縊于別所. 麴崇裕斬貞父子及裴守德等, 傳首東都, 梟於闕下. 貞起兵凡二十日而敗.
新唐書 卷4 則天皇后 垂拱4年, p.87.
9월 병진 좌표도위대장군 국숭유를 중군대총관으로, 잠장천을 후군대총관으로 삼아 조왕 정을 막았다. 장광보가 제군절도가 되었다. 월왕 정과 낭야왕 충의 적을 삭제하고 성을 훼씨로 고쳤다. 정이 죽었다. 병인 예주를 사면하고 한왕 원가, 노왕 령기, 범양군앙 애, 황국공 선, 동완군공 융 및 상락공주를 모두 죽이고 성을 훼씨로 바꿨다.
九月丙辰, 左豹韜衞大將軍麴崇裕爲中軍大總管, 岑長倩爲後軍大總管, 以拒越王貞;張光輔爲諸軍節度. 削越王貞及琅邪郡王沖屬籍, 改其姓爲虺氏. 貞死之. 丙寅, 赦豫州. 殺韓王元嘉·魯王靈夔·范陽郡王靄·黃國公譔·東莞郡公融及常樂公主, 皆改其姓爲虺氏.
新唐書 卷80 太宗諸子/越王貞, pp.3575~3576.
수공4년(688) 명당이 완성되었다. 종실을 모두 불러 예를 행하려 하는데, 태후가 모두 죽여 씨를 남기지 않을 거라 의심했고 일이 급박해지자 찬이 제의 새서를 위조하여 충에게 주며 말했다. “짐이 유폐되어 있으니 왕들은 거병하라.” 이에 장사 소덕종에게 병사를 모으게 하고 제왕에게 군사를 일으킬 때를 알렸다. 8월 충이 먼저 군대를 일으키자 여기에 호응하는 왕이 없었지만 홀로 정이 병사를 거느리고 상채를 공격해 격파했다. 충이 패배하자 정이 속현을 돌며 장사 7천명을 얻어 5영을 배치했다. 정이 중영이 되고 배수덕이 대장군이 되어 중영을 다스렸다. 조성미가 좌중랑장이 되어 좌영을 다스리고 염홍도가 우중랑장이 되어 우영을 다스렸으며, 안마하가 낭장이 되어 후군을 지휘하고, 왕효지가 우장군이 되어 전군을 통솔했다. 위경례를 사마로 삼아 500개의 관직을 설치했다. 그러나 위협하고 꾀어도 싸울 뜻이 없었으며 가동은 모두 병사를 물리치는 부적을 달고 다녔다. 9월 태후가 좌표도위대장군 국숭유, 하관상서 잠장천에게 병사 10만을 거느리고 토벌하게 하고 봉각시랑 장광보를 제군절도로 삼았다. 이에 조서를 내려 정 부자를 적에서 삭제하고 씨를 훼로 고쳤다. 숭유 등이 예주에 주둔하자 정은 작은아들 규와 배수덕을 보내 맞서 싸우게했지만 군대가 궤멸 되자 문을 닫아 걸고 지켰다. 수덕은 날랜 용사로 정이 거병했을 때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 복심으로 삼았다. (그러나) 일이 이에 이르자 정을 살해하고 죄를 속하려 했다. 군대가 성에 바짝 다가오자 가인이 정에게 “이제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왕께서 어찌 치욕을 당하시겠습니까.”라고 말하자 약을 먹고 죽었다. 규는 자살하고 수덕은 (현)주(부인)와 함께 목을 맸다. 거병한지 20일 만에 패했다. 정이 물가에서 스스로 비쳐보니 자신의 머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꺼렸는데, 얼마 후 화가 닥쳤다.
垂拱四年, 明堂成, 悉追宗室行享禮, 共疑后遂大誅戮不遺種, 事且急, 譔乃矯帝璽書賜沖曰:「朕幽縶, 諸王宜即起兵.」 於是命長史蕭德琮募兵, 告諸王師期. 八月, 沖先發, 諸王莫有應者, 獨貞將兵攻上蔡, 破之, 而沖已敗. 貞稍徇屬縣, 得士七千, 列五營:貞爲中營, 以裴守德爲大將軍, 領中營;趙成美爲左中郎將, 領左營;閭弘道爲右中郎將, 領右營;安摩訶爲郎將, 領後軍;王孝志爲右將軍, 領前軍. 以韋慶禮爲司馬, 署官五百. 然脅誘無鬬志, 家童皆佩符以辟兵. 九月, 后遣左豹韜衞大將軍麴崇裕·夏官尙書岑長倩率兵十萬討之, 以鳳閣侍郎張光輔爲諸軍節度, 乃下詔削貞父子屬籍, 改氏「虺」. 崇裕等次豫州, 貞少子規及裴守德拒戰, 兵潰, 貞乃閉門守. 守德者, 驍勇士. 貞始起, 以女妻之, 委以腹心. 至是, 欲殺貞自贖. 會軍薄城, 家人白貞:「今事乃爾, 王豈受戮辱者邪?」即仰藥死. 規自殺, 守德與主俱縊. 起凡二十日敗. 始, 貞臨水自鑒, 不見其首, 惡之, 未幾及禍.
'중국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제 역사 속 포청천 (0) | 2022.03.12 |
---|---|
북위의 도용 (0) | 2022.03.08 |
당나라 장수 사숙방謝叔方 (0) | 2022.01.15 |
(CCTV 논평) 불장난하다 타죽는 꼴 玩火自焚 (0) | 2021.07.20 |
당나라 현종, 꼭두각시를 읊다. (0) | 2021.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