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감은 송나라 때 범조우가 지은 당나라의 역사책이다. 범조우는 자치통감 편찬에 참여해 일부를 작성했다. 편찬 작업이 마무리 된뒤, 그는 당나라 역사를 따로 떼어 본인의 역사관을 담아 당감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당감은 "당이라는 거울"을 의미한다. 즉 당나라의 역사로 비추어 본다는 말이다. 체재는 당나라의 주요 사건을 기술하고 그 아래 본인의 생각을 피력했다. 아래는 본문의 첫 글이다.
수(隋) 대업(大業) 13년, 고조(高祖)는 태원(太原) 유수(留守)로 있으면서 진양궁감(晉陽宮監)을 겸하고 있었다. 이때 양제(煬帝)가 남쪽으로 강도(江都)에 행차하자, 천하에 도적이 봉기하였다. 고조의 아들 세민(世民, 훗날 당 태종)은 수나라가 반드시 멸망할 것을 알고 은밀히 호걸들과 결탁하여 거사를 도모하였다. 그러나 고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우려하여 부감(副監) 배적(裴寂)과 함께 모의했다. 배적은 이에 진양궁의 궁인(宮人)을 선발하여 몰래 고조를 시중들게 하고, 이를 계기로 거사의 계획을 고조에게 알렸다. 세민 또한 나아가 그 사실을 아뢰었다. 그해 5월, 계책을 써서 부유수(副留守) 왕위(王威)와 고군아(高君雅)를 제거하고 마침내 군사를 일으켰다. 이어 유문정(劉文靜)을 돌궐(突厥)에 사신으로 보내어 연합을 약속했다.
隋大業十三年, 高祖爲太原留守, 領晉陽宮監時煬帝南遊江都, 天下盜賊起, 高祖子世民知隋必亡, 陰結豪傑, 謀擧大事, 懼高祖不聽, 與副監裴寂謀, 寂因選晉陽宮人, 私侍高祖, 乃以大事告之. 世民因亦入白其事, 五月, 以詐殺副留守王威・高君雅, 遂起兵, 遣劉文靜使突厥, 約連和.
신(臣) 조우(祖禹)는 말합니다. 평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향당(鄉黨)에서 스스로 서고자 한다면 오히려 자신을 삼가지 않을 수 없거늘, 하물며 왕업(王業)을 도모하고 큰일을 일으키고자 하면서 어찌 바른 방법으로 시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태종(太宗)은 아버지를 죄에 빠뜨리고 협박하여 거병하게 했고, 고조(高祖)는 배적(裴寂)의 간사함을 가까이하고 그 궁녀를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돌궐(突厥)에 신하를 칭하며 의지하여 도움을 구했으니, 이것을 가지고 후세에 무엇을 보일 수 있겠습니까. 대저 창업 군주는 그 자손들이 본받고 따르는 바가 되는데, 이는 마치 그림자와 메아리가 형상과 소리에 응하듯 하는 것이므로, 더욱 그 거동을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당대(唐代)의 군주들은 가정을 바로잡는 법도가 없었고, 융적(戎狄)이 중국을 어지럽히는 일이 많았으니, 이는 대체로 고조로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혹자는 “태종이 만약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고조가 끝내 따르지 않았을 것이고, 돌궐 또한 훗날의 화근이 되었을 것이니, 이 두 가지는 권도로써 일을 성취한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신이 삼가 생각하건대 그렇지 않습니다. 옛날의 왕자는 단 하나의 불의한 일을 행하거나 한 사람의 죄 없는 이를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태종이 고조가 따르지 않을 것을 염려하고 돌궐이 화가 될 것을 두려워하였다면 끝내 신하의 절의를 지키는 것이 옳았을 것이니, 어찌 아버지를 협박하고 오랑캐에게 신하를 칭하여 천하를 얻는 일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이럴 바라면 하지 못할 일도 없을 터, 애석합니다! 태종은 세상을 구제하려는 뜻과 난세를 바로잡을 재능은 지녔으나, 의(義)를 알지 못했습니다.
臣祖禹曰: 匹夫欲自立於鄉黨, 猶不可不自重也, 況欲圖王業, 擧大事, 而可以不正啟之乎? 太宗陷父於罪而脅之以起兵, 高祖昵裴寂之邪, 受其宮女而不辭, 又稱臣於突厥, 倚以爲助, 何以示後世矣? 夫創業之君, 其子孫則而象之, 如影響之應形聲, 尤不可不慎擧也. 是以唐世人主無正家之法, 戎狄多猾夏之亂, 蓋高祖以此始也. 或曰: 太宗苟不爲此, 則高祖或終不從, 而突厥將爲後患, 二者權以濟事也. 臣竊以爲不然. 古之王者, 行一不義, 殺一不辜, 而得天下, 不爲也. 太宗恐高祖之不從, 懼突厥之爲患, 終守臣節可也, 豈有脅父臣虜以得天下而可爲歟? 此而可爲, 則亦無所不至矣. 惜乎!太宗有濟世之志, 撥亂之才, 而不知義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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