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친왕비 김덕수, 의친왕 집안에서 인간적으로 가장(어쩌면 유일하게)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매천 황현도 의친왕의 됨됨이에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의친왕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의친왕이 주색을 일삼아도, 그녀는 품위를 잃지 않았다. 해방 후에는 몇 푼 안 되는 국비보조금을 배다른, 그리고 비공식 자녀들에게까지 나눠 주며 늘 궁핍한 생활을 이어갔다.(대개의 자식들은 생계를 일구기보다 의친왕비만 바라봐 의친왕비가 무척 힘들어 했다고) 그런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의친왕의 유품을 보전하여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 기증해 공공의 재산이 되도록 했다. 의친왕비는 자녀들에 의해 유물이 분산될 것을 우려했으며, 기증할 때 말썽이 날까도 염려되어 어떤 자녀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고 한다.(이곤이 기증에 간여했다고 주장도 있으나 이는 파렴치한 거짓 조작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다음 논문 참조 - 유상순. "한국순교복자수녀회의 문화유산 보존 활동과 종교 유산화 과정." 국내석사학위논문 동의대학교 대학원, 2025. 부산]
의친왕비의 정식 호적에 올라간 이는 이건과 이해경뿐이다. 의친왕비는 두 사람을 친자식처럼 대했다. 그래서 이건이 이혼하고 일본에 귀화했을 때 상심이 컸다. 곁에서 모셨던 정환희 여사는 이것이 종교를 바꾼 계기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의친왕이 이건에게 보낸 편지가 전한다. 연도 없이 10월 6일이라고 적혀 있지만, 1932년 태어난 이건의 아들 이충(李沖)이 언급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내일" 후시노미야(伏見宮) 대비 전하 접대로 창덕궁 오찬에 참석한다는 것에서 1934년에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래는 편지의 전문이다.
궁금할 차 10월 2일 봉서(편지) 자세히 보고 요사이 일기 선선한데 충(沖) 데리고 두 내외 다 몸이 건강히 충실한 일 든든 기쁜 중에 오늘이 10월 6일인 즉 건공 비(마쓰다이라 요시히코(松平佳子, 1911.10.6.~2006.6.28.) 생일날이고 반공일날(반공휴일, 즉 토요일)이 되어 오후는 여가 있을 듯한데, 호리바(堀場) 부인 일로 재미없게 지낼 듯하고 대단히 섭섭한 중의 호리바 부인은 오래 고생하다가 세상 떠나서 대단히 불쌍하고 섭섭하나 호리바가 섭섭하여 대단히 울듯하다. 생각하니 오래 앓는 것은 당자도 고생이고 보는 사람도 어려운 일인 즉 차라리 이왕의 못 살 바에는 더 춥거나 덥거나 하면 고생인데 좋은 때 잘 되었으니 과히 섭섭해 말고. 내내 무병 건강히 지내고 우리 충이 잘 보아주고 아기 낳으면 다 잘 데리고 놀고 소전하 내외께 더욱 정성껏 잘 보아주기를 믿는다고 말 많이 전하기 바란다. 여기서도 다 안녕하옵시고 너의 아버님께서도 호리바 부인 간 데 대하여 대단히 가엾다고 말씀하시고 특별히 처분이 계셨다. 이 사무관 편에 소식 다 잘 았겠다. 발내 있거든 다 보내면 고쳐 보내겠다. 내일 오찬은 창덕궁에서 후시미노미야(伏見宮) 대비 전하 대접하신다고 나도 오라고 하셔서 가겠다. 내내 건강들 하기 바란다. 10월 6일 母
*“발내”는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아시는 분께 교시 부탁드린다.

다음은 이 편지 연대 확인의 근거가 되는 후시노미야 대비 방문 소식(경성일보(1934.10.8.) 기사)
창덕궁을 방문
나날이 평안하고 고우신
히가시후시노미야 대비 전하
맑은 가을 7일 애국부인회 총재 히가시 후시노미야 대비 전하는 나날히 평안하고 고우시니 정오 숙소 조선호텔을 출발하여 창덕궁을 방문하셔서 인정전 오찬회에 참석하고 그 후 시노다 이왕직 장관의 설명으로 식물원을 유람하고 오후 3시 40분 박문사로 가서 고 이토 히로부미 공의 영령에 조문하고 덕수궁에서 미술전람회를 관람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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