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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자격루보다 오래된 물시계

자불어 2024. 2. 2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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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연루도古制蓮漏圖 / 금제연루도今制蓮漏圖(삼재도회 가운데)

'물시계'라고 하면 세종 때 만든 조선시대의 자격루를 떠올릴 것이다. 물을 흘러내려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인 물시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낮에는 해로 시간을 측정하면 되지만 해마저 잠든 밤에는 시간을 측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간의簡儀나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같은 일종의 별시계도 있었지만 잠 안 자고 내내 별을 관측하며 시간을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밤의 시간은 대체로 물시계에 의존했다. 초기의 물시계는 통 밑에 구멍을 낸 것이었다. 물시계에 샐 '루漏' 자를 쓰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중국에는 한대漢代 간단한 물시계인 누기漏器가 실물로 남아 있다.(원통형 금속 용기 아래 물이 빠지는 구멍이 있다.) 자격루처럼 여러 통을 두고 마지막 통에 부표를 넣어 떠오르게 하는 방식의 물시계는 당唐 나라 때 여재呂才(600~605)가 고안했다. 조선시대의 자격루는 여기에 기계장치를 더해 스스로 시간을 알려주는 시보기능을 더한 것이다. 

명대의 백과사전, 삼재도회三才圖會에는 두 개의 물시계가 나온다. 이 그림은 여러 서적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고제)는 당대에 제작된 것이며 다른 하나(금제)는 송대 이후 개량한 것이다. 이중 당대의 것이 여재呂才가 만든 것이라고 전한다. 여재는 박주博州 청평清平(현 산둥 성 까오탕 현)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음양陰陽, 방기方技 서적을 좋아했다. 음률을 바로잡는 작업으로 홍문관에 징소되었다. 주周 무제武帝가 찬술한 삼국상경三局象經의 도해를 제작해 태상박사太常博士로 발탁되었다. 황제의 명으로 여러 학자와 함께 음양서陰陽書 편찬 작업에 참여해 641년 53권에 기존 것 47권을 더해 총 100권으로 간행했다. 또한 방역도方域圖, 교비기전진도教飛騎戰陣圖를 제작, 태상승太常丞이 되었다. 고종 영휘 초에는 문사박요文思博要와 성씨록姓氏錄 편찬에도 참여했다. 여재는 음악, 술수, 지리와 풍수, 역사, 문학 등에 걸쳐 다수의 저술을 남겼으나 현재는 대부분 산일되었다. 구당서에 그의 열전이 있다.  이하는 이 물시계에 대한 삼재도회의 설명이다. 


누각(漏刻: 물시계) 제도

황제黄帝가 물시계(漏水制器)를 만들어 밤과 낮을 구분했다. 주나라(成周)의 설호씨挈壺氏가 100각으로 밤과 낮을 나눴다. 동지에는 낮에 40각이, 밤에 60각의 물이 흘러나온다. 하지에는 낮에 60각이, 밤에 40각의 물이 빠진다. 춘분과 추분은 각기 50각이다. 한漢 애제哀帝는 총 120각으로 바꿨고, 양梁 무제武帝는 대동大同10년(544) 180각으로 고쳤으나 더러 더하기도 하고 또 빼기도 하면서 대개는 오류가 있었다. 당唐에서 주야 100각刻으로 옛 제도를 따랐다. 그리고 그 법에는 4개의 상자(匱)를 두었는데, 첫 번째가 야천지夜天池, 두 번째가 일천지日天池, 세 번째가 평대平臺, 네 번째가 만분호萬分壺로 수해 가운데 부전浮箭을 두었다. 네 궤에 물이 나오는 데, 야천지를 거쳐 일천지로 들어가고 일천지에서 평호로 들어가며 다음 차례로 수해로 흘러들어 가면 부전이 떠올라 각과 분分을 표시한다. 송대에 사용한 제도 또한 당대와 같은 방법으로 주야 100각을 12시로 나누고 매시는 8각 20분으로 이루어지며, 매각은 60분이다. 물은 2근 8량이며 전箭은 48개로 하나의 절기마다 2개의 전이 있다. 1년은 216만 분으로 매각 전이 올라온다. 동오로 물을 뽑아 아래 연심蓮心으로 주입하면 전이 위로 떠오르며 24기로 올라간다. 대체로 매기마다 2분 반 차이가 나는데, 동지일이 가장 짧고 춘분일에 평균에 다다르며 동지 이후에 차기 시작해 하지 이후 줄어드니 음과 양이 변화(오르고 내리고)하는 시기인 것이다.

黄帝創漏水制器, 以分晝夜. 成周挈壺氏以百刻分晝夜, 冬至晝漏四十刻, 夜六十刻, 夏至晝漏六十刻, 夜四十刻. 春秋二分晝夜各五十刻. 漢哀帝改爲百二十刻, 梁武帝大同十年又改用一百八十刻或增或減, 類皆踈謬. 至唐晝夜百刻一遵古制, 而其法有四匱, 一夜天池, 二日天池, 三平臺, 四萬分壺, 又有水海水中浮箭. 四匱注水, 始自夜天池以入于日天池, 自日天池以入于平壺, 以次相沿入于水海, 浮箭而上, 以爲刻分. 宋朝所用之制亦如於唐而其法, 以畫夜百刻分十二時, 毎時有八刻二十分, 每刻六十分. 計水二斤八兩, 箭四十八, 二箭當一氣, 歳統二百一十六萬分, 悉刻于箭上. 銅烏別水, 而下注蓮心, 浮箭以上, 登其二十四氣. 大凡每氣差二分半, 冬至日極短, 春分日均平, 冬至後行盈, 夏至後行縮, 乃陰陽升降之期也.

*아래는 타이완 난타이 과기대학南臺科技大學에서 만든 여재 물시계 복원 / 작동 영상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함 보시길, 

 

*옛 과학기구에 관심이 있다면, 클릭!

 

옛 천문기기의 대표, 혼천의 渾天儀

혼천의(渾天儀)는 천체가 계란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혼천설에 입각하여 천체를 축소 제작해 천체의 운행을 파악하고 위치를 측정하는 천문기구다. 중국 전국시대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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