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일제강점기 예산 오정 윤자신의 심령마찰소 본문
"민족종교"라는 표현은 애초부터 세계종교, 즉 보편적 신앙이 될 수 없음을 내포한 말이다. 그렇기에 민족종교는 군소종교와 동의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 가운데 일부는 교주의 철학과 교도들의 도덕성에 힘입어 성장한 것도 있지만 교주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고안한 사술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다. 무지몽매한 또는 정신나간 사람을 꾀여 그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바, 현대는 물론 일제강점기에도 "불법"이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전 뿌리를 둔 자칭 민족종교들은 "일제로부터 탄압 받았다" 운운하며, 마치 조선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것마냥 포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실은 현대 사회에서도 지탄받아 마땅한 사기극이다. 여기 아래 충청남도 예산 출신 윤자신이 문을 연 심령마찰소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백병통치심령 마찰의 현판으로 미신적 치료의 협잡
조선 부녀의 어리석은 것을 이용하여 사기하려다 발각
시내 사직동 321번지 임정호의 집에는 근일 “심령마찰소(心靈摩擦所)”란 간판을 걸고 어떤 자 몇 명이 모여 병자를 치료한다하여 남녀노소는 매일 접종하여 모여드는 모양이므로 경기도 경찰부에서 그 내용을 조사하려고 수일 전에 경관 수 명이 임검하였더니 그 선생이란자는 원적을 충청남도 예산군 오정면 원천리에 둔 윤자신(尹滋新)이란 자요. 그 아래에는 박종구(朴鍾九), 김병찬(金炳贊) 들이 부동하여 남자의 병은 손등을 만지고 불어서 낫게 한다하고 여자는 부적을 태워 먹이면 대풍창, 간질, 치질의 세 가지 병 이외에는 만병을 통치한다 하며 치료 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하고 또 오후는 1시부터 7시까지는 무료로 치료하며 일요일은 치료를 안하며 또 심령마찰을 받는 동안 병이 나을 때까지는 의사의 진찰을 받지 아니하여야 된다고 의료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음으로 이것은 경찰범 처벌 규칙 위반이 됨이라, 곧 정복 경관을 보내어 전기 수 명을 동행하게 하는 공시에 가택을 수색하였는데 이자들은 하등 근거도 없는 심령마찰소란 것을 열어 전기 윤자신이란 자를 선생이라 칭하고 삼청동 5번지에 사는 전기 김병찬과 관동 94번지에 사는 한병모, 그리고 이번에 도주한 평안남도 성천군 출생인 박종구란 자들이 장차 험악한 사기 수단을 쓰려던 것이 탄로났으며 가택 수색을 한 즉 무료로 치료한다는 자들이 떡이니 고기이니 담배와 기타 물품 수백 종을 받은 명부와 실물을 발견하여 16일에 종로경찰서로 넘겨 취조 중 15일에 임검하러 갔었을 때에도 늙은 여자들은 고사하고 대부분 젊은 여자들로 그 자들에게 혼이 빠진 모양이었었다는데 전기 사기사건은 곧 내용이 발표될 것이나 조선 여자의 너무 미신에 빠지는 폐단과 또 개중에 는 이목을 피하여 이러한 자와 상스럽지 못한 일이 있음은 실로 한심한 바이라더라.(매일신보 1923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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