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조린 낭중이 계신 자리에서 나비를 읊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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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린낭중석상부호접趙璘郎中席上賦蝴蝶
조린 낭중이 계신 자리에서 나비를 읊다
정곡鄭穀
尋豔複尋香 아름다움을 찾아 또 향기를 찾아
似閑還似忙 한가한 듯 바쁜 듯
暖煙沈蕙徑 아지랑이 피면 풀 속에 숨고
微雨宿花房 가랑비 내리면 꽃송이에 잠든다.
書幌輕隨夢 서재에서 가벼이 꿈을 쫒다
歌樓誤采妝 무대에선 예쁘게 단장하니
王孫深屬意 왕손이 남몰래 뜻을 두어
繡入舞衣裳 무희의 치맛자락에 수놓았구나. 전당시全唐詩 권674
시인 정곡鄭穀(849~911) 영주자사永州刺史 정사鄭史의 아들이다. 7세에 시를 지을 줄 알았고 887년(광계光啟3) 진사가 되었다. 이후 우습유, 도관낭중을 역임했으나 난세를 만나 험한 인생을 보냈다. 정곡은 허당許棠, 임도任濤 등 9인과 종종 시를 주고받아 당시 “방림십철芳林十哲”로 불렸다. 자고부鷓鴣賦를 지었는데, 놀랄만큼 훌륭하여 ‘정자고’라 불렸다. 정곡은 앙산仰山에 은거했는데, 승려 제기齊己가 ‘이른 매화(早梅)’ 한 수를 지어와 가르침을 청했다. ‘앞마을 눈 속 깊이 파묻혔건만, 어젯밤 가지 몇 개에 꽃이 피었네(前村深雪里, 昨夜數枝開)’를 보고 ‘數枝’를 ‘一枝’로 고쳤다. 그래서 한 글자 스승(一字之師)로 불리기도 했다. 896년(건녕乾寧3) 소종昭宗이 화주華州로 피난 오자 정곡도 화주로 가 운대도사雲臺道舍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자신의 시집도 운대편雲臺編이라 하였다. 작품으로 운대편 3권, 의양집宜陽集 3권 및 국풍정결國風正訣 1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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