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역사
청나라 황실의 청동기 카탈로그, 서청고감西淸古鑑 본문
40권 부록 전록 16권 / 42책, 4함(건륭내부각본)
건륭제(乾隆帝)는 예술품의 수집과 정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서청고감도 건륭제의 이런 관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청대 궁정 소정 고대 청동기를 수록한 대형 도감으로 송대 고고도(考古圖)나 선화박고도(宣和博古圖)의 형식을 본떠 체제를 구성하였다. 상주시대부터 당대 동기(銅器)까지 1529건(동경 포함)을 매 건마다 도안, 명칭, 크기와 중량, 명문 및 명문의 주석을 수록하였다. 상주 제기가 많다. 청 양시정(梁詩正) 등이 칙명을 받들어 찬수했다. 1749년(건륭14) 시작하여 1755년(건륭20) 완성했다. 건륭20년 무영전(武英殿) 각본이다. 광곽은 29.5cm×22.6cm, 각 페이지(반면)는 10행이며 한 행에는 18자를 넣었다. 백구 단어미, 사주쌍란이다. 서두에 건륭14년 11월 초7일 상유를 적고 찬수에 참여한 이들의 관등성명을 기록했다. 양시정、장부(蔣溥) 등이 편수하고, 진효영(陳孝泳), 양서련(楊瑞蓮)이 전자(篆字)를 모서하고 화원공봉(畵院供奉) 양관(梁觀), 정관학 등이 그림을 그리고 여종만(勵宗萬) 등이 장정했다. 찬수 책임을 맡은 양시정(1697~1763)은 전당(錢塘) 사람으로 1730년 전시에서 탐화(探花: 3등)로 합격했다. 이후 한림원편수(翰林院編修)로 대청일통지(大淸一統志) 찬수관에 선발되고 1734년 상서방에 들어갔다. 이후 호부시랑, 호부상서, 형부상서, 한림원장원학사, 협판대학사, 이부상서, 동각대학사 등 옹정~건륭연간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서법에도 뛰어나 유공권(柳公權), 조맹부(趙孟頫)의 서체를 학습하고 만년에는 안진경(顏眞卿)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역대 서법 진적을 모은 삼희당법첩(三希堂法帖)을 펴냈다.
단, 수록 동기 가운데는 안품(贋品)도 있다. 용갱(容庚)은 서청고감에 수록된 청동기를 의고적 관점에서 분석한 서청금문진위존일표(西清金文真僞存佚表)를 발표했다.
청동기 수집 열풍에 따라 서청고감은 민간에 유통되었고, 일찍부터 연행사를 통해 조선에도 알려졌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서청고감이 수집가나 골동상인들 사이에서 참고 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기록이 있고,
이덕무는 청장관 전서에서 서청고감을 소개하였다.
“금황제(今皇帝 청 고종(淸高宗)을 말한다)가 골동품을 수집해 놓고 《서청고감》을 편찬했는데 상(商) 나라 조신(祖辛 제12대의 왕)이 지녔던 양념그릇[盉]을 가장 옛것으로 치고, 또 옛 서적들을 수장(收藏)해 놓고 《천록임랑서목(天祿琳琅書目)》을 편찬했는데 송판(宋板)이 《전한서(前漢書)》를 가장 옛것으로 쳤다. 이 《전한서》는 애당초 조맹부(趙孟頫)가 수장하였었고 명나라에 이르러서는 육씨(陸氏)ㆍ고씨(顧氏) 두 집안에서부터 서로 이리저리 유전하다가 왕세정(王世貞)에게 돌아갔었다. 조씨(趙氏)와 왕씨(王氏)가 다 책 첫머리에 자신들의 화상을 손수 그려 붙였는데, 왕씨는 발문(跋文)까지 덧붙여 놓았다.” (한국고전번역원 고전국역서 DB 청장관전서)
현재 규장각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에는 조선왕실, 또는 대한제국황실에서 수집한 서청고감이 있다. 규장각 소장본은 서지사항에 간행처를 상해 홍문서국(鴻文書局)이라고 하였으나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간행처 미상으로 소개하였다. 두 판본 모두 석인본이며 간행연대(1888년)가 같아 동일본으로 생각된다.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상해 홍문서국에서 간행한 서청고감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본은 온라인 원문 열람이 가능한데, 을사오적 중 한 명인 박제순(朴齊純, 1858~1916)의 장서인을 볼 수 있다.
“오른쪽은 뚜껑까지 포함하여 높이 8촌 8분, 깊이 3촌 5분, 구경 긴 곳 7촌 5분, 너비 3촌 2분, 중량 130량이다. 주구 부분에 명문 ‘祖(조)’ 한 글자가 있다. (명문의) 위에는 사각형 구획 안에 패가 있는데, 박고도에는 아자형 구획 안에 패가 있는 것이 보인다. 父貝觶(보패치)이 같은 것이다."
'오늘의 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갈량의 작명서, 제갈무후교련수 (0) | 2022.03.19 |
---|---|
풍운붕馮雲鵬 형제의 금석색金石索 (0) | 2022.03.15 |
유시민, 진중권을 "도척의 개"에 비유하다. (0) | 2022.03.14 |
조린 낭중이 계신 자리에서 나비를 읊다 (0) | 2022.03.12 |
기후 변화로 중국사를 읽다, 고금기후변천고古今氣候變遷考 (0) | 2021.07.19 |